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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리뷰

《마스크걸》 – 김춘애, 주체성과 탈가면의 서사를 말하다

by 오늘은 뭐볼까? 2025. 4. 8.

alt="마스크걸 김춘애 주체성과 탈가면의 서사 포스팅 썸네일"

 

1. 《마스크걸》 속 ‘보이지 않는 여성’, 김춘애

김춘애는 《마스크걸》 속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강력한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겉으로는 무표정하고 단조롭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과 상처, 생존이 담겨 있는거 같습니다.. 김춘애는 화려한 외모로 인기를 얻는 ‘마스크걸’과 대조되는 인물입니다. 꾸미지도, 드러내지도 않는 그녀는 타인의 시선에서 늘 밀려나 있고, 존재조차 무시당하는 쪽에 가까웠던 인물 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현실에 적응하기보다 버틴고무표정이라는 방어막 뒤에 숨은 건 오히려 깊은 고독과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보이지 않기 위해’ 침묵하는 게 아니라, '보이려 애쓰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고, 이 차이가 그녀를 복수의 주체로 만들어 버립니다. 세상은 그녀를 외면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2. 침묵으로 완성된 주체성, 말하지 않음의 복수

김춘애는 폭력으로 복수하지 않습니다. 《더 글로리》의 문동은이 복수의 칼날을 들었고, 《마이 네임》의 윤지우는 주먹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김춘애는 침묵으로 자신의 서사를 써 내려갑니다. 그녀는 직접적으로 외치는 대신, 눈빛과 행동,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로 응답하고, 그녀에게 복수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지워지지 않는 태도는 단순한 피해자의 생존이 아니라, 억눌렸던 존재가 자기 자리를 되찾는 과정입니다.주체성은 반드시 큰 소리로 외쳐야만 하는 게 아니다. 김춘애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을 더 강하게 증명하지요. 그 침묵은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인 선택이며, 오히려 더 깊은 저항의 언어이고, 그녀의 복수는 소리 없는 분노로 우리를 강하게 드라마를 보는 내내 흔들어 됩니다.

 

3. 가면 없이 말하는 존재, 김춘애가 바꾼 서사

《마스크걸》의 마지막에서 김춘애는 더 이상 숨어 있지 않습니다. 그녀는 어떤 가면도 쓰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말하지요.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얼굴로, 가장 깊은 진실을 들려주는 이 장면은 한국 여성 서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화려하거나 강렬하지 않지만, 진실하고 단단한 김춘애의 서사는 ‘비주류 여성의 주체화’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전환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그녀는 조연이 아니고, 외모로 정의되지 않는 주인공, 말없이도 서사를 이끄는 여성 캐릭터로서 그 자체로 서사의 중심에 서는 인물입니다. 결국 김춘애는 말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존재가 되는것이지요. 《마스크걸》은 그녀를 통해 여성 서사의 범위를 한층 넓혀주고, 소리 없이 서 있는 여성도,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드라마 입니다.

 


📌 이 글은 K-여성 서사, 말할 수 있는 존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찾아가며,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질문을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